CAE는 이미 충분히 강력한 도구입니다. 구조, 열, 유동, 진동, 피로처럼 복잡한 물리 현상을 정량적으로 다룰 수 있고, 제조 전 단계에서 위험한 설계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설계자에게 CAE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멀리 있는 도구”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확인하고 싶은 질문은 빠르게 떠오르지만, 그 질문을 해석 가능한 조건으로 바꾸는 과정은 길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설계자가 알고 싶은 것은 대개 명확합니다. 이 브래킷이 버틸 수 있는가. 어느 부분이 먼저 항복하는가. 두께를 15% 줄이면 안전율이 얼마나 낮아지는가. 고정 위치를 바꾸면 변형이 줄어드는가. 그러나 전통적인 워크플로에서는 이 질문이 곧바로 결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형상 정리, 재료 선택, 접촉 조건 정의, 하중 방향 설정, 구속 조건 입력, 메쉬 품질 점검, 솔버 옵션 선택, 결과 후처리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합니다.
자연어는 해석을 쉽게 만드는 입력창이 아니다
자연어 기반 CAE를 단순히 “채팅으로 해석하는 기능”으로 보면 중요한 지점을 놓치게 됩니다. 자연어는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담는 입구입니다. 좋은 시스템은 문장을 그대로 명령으로 실행하지 않습니다. 문장 안에 숨어 있는 조건을 분해하고, 빠진 정보를 질문하고, 위험한 가정을 명시해야 합니다.
“이 브래킷이 500kg 하중에서 안전한지 보고 싶다.”
이 문장은 자연스럽지만, 해석 조건으로는 아직 불완전합니다. 500kg 하중이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는지, 힘이 한 점에 집중되는지 분산되는지, 브래킷은 어디에 고정되는지, 재료는 무엇인지, 안전하다는 기준이 항복 응력인지 변형량인지 피로 수명인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자연어 기반 CAE의 첫 번째 역할은 바로 이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좋은 인터페이스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한다
AI가 설계자를 돕기 위해서는 빠른 답변보다 정직한 질문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RHXY가 사용자의 문장을 받으면 곧바로 결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대신 다음과 같은 계층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의도: 안전성 평가인지, 경량화 가능성 검토인지, 취약부 탐색인지 구분합니다.
- 물리 조건: 재료, 하중, 구속, 접촉, 사용 환경을 추출합니다.
- 불확실성: 누락된 조건과 기본값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조건을 나눕니다.
- 검증 수준: 빠른 탐색용 결과인지, 정밀 검증으로 넘겨야 하는 결과인지 표시합니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공학 해석이 숫자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판단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응력 결과라도 목적과 기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집니다. 초기 설계에서는 “어느 방향이 더 나은가”가 중요할 수 있고, 최종 검증에서는 “기준을 만족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버튼을 줄이는 것보다 사고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어 인터페이스의 가치는 버튼 수를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더 큰 변화는 설계자의 사고 흐름을 끊지 않는 데 있습니다. 설계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바로 가설을 검증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해석 준비가 길어지면 질문은 메모로 밀리고, 검증은 나중으로 미뤄지며, 결국 설계 판단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게 됩니다.
자연어 기반 CAE는 이 지연을 줄입니다. 사용자는 “홀 주변 두께를 2mm 늘리면 응력 집중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알루미늄 대신 탄소강을 쓰면 변형량이 얼마나 달라지는가”, “고정점을 한 곳 추가하면 최대 응력 위치가 이동하는가”처럼 짧은 질문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이 반복이 빠를수록 설계 탐색의 폭은 넓어집니다.
전문성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전문성을 드러내는 기술
우리는 자연어 기반 CAE가 전문가를 대체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좋은 자연어 시스템은 사용자가 놓친 조건을 드러내고, 해석의 전제와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며, 전문가가 더 중요한 판단에 집중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설계자는 더 많은 대안을 빠르게 검토하고, 해석 전문가는 최종 검증과 모델링 전략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RHXY가 지향하는 제품 경험은 “묻고, 확인하고, 비교하고, 검증으로 넘기는” 흐름입니다. 자연어는 그 흐름의 시작점입니다. 사용자의 질문을 물리 조건으로 번역하고, 빠른 추론으로 방향을 제시하며, 필요한 지점에서는 전통적인 솔버와 전문가 검토로 연결하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제품으로 구현되어야 할 세 가지 기준
자연어 기반 CAE가 실제 제품이 되려면 세 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질문을 과장해서 해석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기본값을 사용할 때 그 이유와 위험을 함께 보여줘야 합니다. 셋째, 결과가 어느 범위에서 신뢰 가능한지 표시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AI의 결과를 그대로 믿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더 빠르고 더 명확하게 판단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자연어 기반 CAE는 새로운 입력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협업 방식입니다. 설계자는 자연어로 의도를 표현하고, 시스템은 그 의도를 해석 가능한 조건으로 정리하며, 결과는 다시 설계 언어로 돌아옵니다. RHX.LAB은 이 순환이 공학 설계의 기본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